나무 농사 이야기
당진에서 잠곡리로 시집온 능소화
자연치유캠프
2007. 8. 14. 20:47
지난해 사월, 덩굴나무인 능소화를 당진에서 잠곡리에 내한성 관찰용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꽃을 피웠길레 오늘 촬영하여 올립니다.
능소화는 꽃과 줄기와 잎 모두를 생리불순, 피임, 어혈을 푸는 한약 재료로 쓰이고, 여름에 피는 몇가지 안되는 꽃나무중 하나이며, 꽃이 피기 시작하면 장마를 알리고 꽃이 지면 가을이 시작됩니다. 옛날에는 양반들의 집에만 심었었기 때문에 양반 꽃이라고도 하지요(상민들이 심으면 곤장을 쳤다고함).
이 꽃에 얽힌 전설도 무려 세 가지가 있는데 하나같이 슬픈 것입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옛날 ‘소화’라는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님과의 하룻밤 이후로는 다른 후궁들의 시샘과 음모로 따돌림을 당했지만 맘씨 고운 궁녀‘소화’는 그런 사실도 모른 채 이제나저제나 마당을 서성이며 님의 발자국 소리?, 님 그림자? 담장너머를 까치발로 내다보며, 안타까운 기다림의 세월에 지쳐 상사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죽어서도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는 유언대로 마당 담장아래에 묻혔고 그녀가 죽은 여름이 오면 님의 소리를 듣으려는 듯, 꽃잎을 넓게 벌린 채 담장 밖을 삐쭉이 그리고 간절한 마음을 삭이듯 옅은 주황색으로 피어 ‘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는 마음’의 안타까운 꽃말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한이 많은 탓일까요, 아니면 한 명의 지아비 외에는 손대지 못하게 하려 했을까요?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눈이 먼다고도 합니다(결막에 상처를 줄수 있다고 학계에 보고된바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