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약초농사이야기

갈대와 "빗목"

자연치유캠프 2009. 8. 10. 00:48

 

 

 

냇가에서 말없이 바람에 흔드리며, 무명초처럼 핀 갈대의 꽃입니다.

옛날에는 저정도보다 약간 덜 핀 것을 뽑아다가 말리면 "빗목"이라하여 

외지에서 온 수집상을 거쳐 방비로 만들어 졌었습니다.

티끌을 사뿐사뿐 쓸어나는데는 빗목방비가 최고입니다. 

 

특히 우리마을 무네미는 많은 가구가,  한여름이면 마당에 멍석 깔고 모깃불을 피운다음,

찐 옥시기(옥수수)를 간식삼고,  라디오 연속극을 듣으며,  뽑아온 갈대꽃을 정리하곤 하였습니다.

어머니들이 뽑아오면 식구들이 정리했고,  엮어서 처마 밑 그늘에 매달아 말렸습니다.

옥시기(풋옥수수)와 함께  한여름에 현금을 만져보는 흔치않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인해  화강의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 죽을 고비도 넘기고,

갈대가 많은 민간인 출입금지지역(용양리, 읍내리, 유곡리)에 새벽에 몰래 들어가 어두어져야 나오기도 했으며, 지뢰가 터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여명전에 집을 출발해서 빗목을 뽑으며 40리정도의 거리를 돌아쳐,  깜깜해서야 한보따리 가득 머리에 이고 허리에 차고 들어 오시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셨던 우리 어머니!

우리 어머니는 지금,  그 곳을 등뒤에 두고 영면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