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농사 이야기

머루덩굴의 숙명(宿命)

자연치유캠프 2011. 5. 30. 13:53

개량머루나무 묘목을 4년전에 사다 심었는데,  관리가 시원찮아서인지 비실비실하다.

지지난주에 포크레인으로 박은 철주 사이에 지난주부터 40그루를 옮겨 심었다.

 

큰 돌이 있는 곳을 피해서 박다보니 철주가 삐뚤빼뚤하다.

어제 임관한 아들놈을 끌고와 구덩이 파기와 물주기를 시켰더니, 일이 조금은 능률적이다.

 

머루덩굴은 나무를 감고 올라가서 사는 놈이라 관리도 쉽고 생장이 어떤 나무보다도 우월할 걸로 생각했는데 키워보고나서야 그의 숙명(宿命)을 알게 되었다.

 

머루(포도)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초벌 김매기할 요즘에야 싹이 나기 때문에,  타고 위로 올라갈 나무가 없으면 풀에게도 가리워져 죽임을 당하고,  나무위에 올라있던 덩굴이라도 땅에 떨어지면 힘도 못쓰고 결국엔 죽는다.

 

 

그래서일까?

머루나무가 땅으로 길때는 마디 마디마다에서 뿌리를 내려, 숙명에 처절하게 맞서거나 또다른 부활을 꿈꾸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