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뜨면 아버지가 갯장변에 긴 밧줄을 이어 묶어 소가 풀을 뜯게하시면, 알파개울에서 멱감고, 딸기 따고, 새둥지 맡으며 한낮을 보내고, 해질녁에 소 몰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개울 돌다리를 깜장고무신 신고, 깡총깡총 건너던 시절에는 우리 동네 무네미(와수5리)가 이 세상의 한가운데에 있는 줄만 알았고, 목소리 굵게 변하고 꼬부랑 영어 공부하던 시절에는 "심훈"선생의 소설 "상록수"를 읽고, 농촌의 근대화와 발전을 위해 내 인생을 걸고, 흙에 살리라고 다짐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동안 수석과 분경에 대해서도 배웠지만, 직접 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돌을 약 한달에 걸쳐 모으고, 화분과 생명토를 사서 선생님의 농원에서 만들었습니다.어릴적 기억으로 "꽃피는 산골" 이란 제목의 분경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큰 절벽바위를 가르는 나무는 "에리카"로 심산유곡임을 표현하기 위해 현애(절벽에서 기울어져 내리는) 수형으로 철사걸이를 했고, 작은나무는 일반나무로는 너무 커서 초물인 "백두산나비패랭이"로, 더 작은 나무는 이끼를 심었습니다. 큰 절벽바위 9부능선에도 검은 생명토를 붙이고 이끼를 심어 끈질긴 생명을 이어가는 작은 나무들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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